서울 아파트 시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올랐지만 강남·서초는 하락폭이 커졌고, 성북·중랑 같은 중하위권 지역은 강세를 이어갔다.[^1]

시점도 눈에 띈다. 정부가 8월 초 고가 주택의 보유세를 높이고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를 확대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뒤 강남·서초는 약세로 전환했다. 다만 여기서 “세금 때문에 강남이 빠지고 외곽이 오른다”고 단정하면 지나치게 단순하다.

더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이번 개편은 주택시장 전체의 세 부담을 같은 비율로 올리는 정책이 아니라, 실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에 따라 보유 비용의 차이를 키우는 정책이다. 이미 대출 한도와 가격 부담 때문에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던 수요에 세금이라는 상대가격 변화가 추가된 셈이다.

따라서 지금의 시장은 ‘서울 상승 또는 하락’보다 가격대별·보유형태별로 갈라지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

먼저 ‘세제개편안 확정’의 의미부터 구분해야 한다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이 확정됐다. 그러나 세법이 이미 최종 시행된 것은 아니다. 국회 심의와 법률 개정이 남아 있다.[^2]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8월 3일 처음 발표한 안과 9월 1일 정부안 사이에도 일부 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초안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기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이고,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200%로 올리는 방안이 제시됐다.[^3] 그러나 9월 1일 정부안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으로 유지하고 세 부담 상한도 150%를 유지하기로 했다.[^2]

반면 큰 방향은 남았다. 실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고, 내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에서 70%로 올라간다. 고가 주택의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도 높아진다.[^2][^3]

즉 정책의 핵심은 모든 1주택자를 동일하게 조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거주하는 비교적 중간 가격대 1주택에는 완충 장치를 주면서, 고가 주택과 비거주·다주택 보유에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는 방향이다.

같은 서울이어도 보유 비용의 변화가 다르다

세금이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단순히 ‘세금이 올라서 집을 판다’가 아니다.

주택 보유자는 앞으로 받을 임대료나 주거 효용, 기대되는 가격 상승과 함께 매년 들어가는 보유 비용을 비교한다. 세금이 높아지면 같은 미래 가격 상승을 기대하더라도 지금 지불할 수 있는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개편은 이 비용을 주택별로 다르게 바꾼다.

실거주 1주택의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실수요자는 종부세 부담에서 벗어나거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공시가격이 높은 주택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연합뉴스가 세무 전문가의 계산을 인용한 사례를 보면, 정부가 9월 수정안에서 비거주 1주택 공제를 12억원으로 되돌렸음에도 내년 공정시장가액비율이 70%로 오르고 고가 구간 세율이 인상되기 때문에 일부 고가 주택의 보유세는 올해보다 증가할 수 있다.[^2]

결과적으로 ‘서울 아파트’라는 하나의 자산군 안에서도 세금 변화의 충격이 다르다.

실제 가격도 고가와 중하위권이 갈라지고 있다

시장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분화가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인용한 9월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평균 0.22% 상승했다. 그러나 강남·서초의 약세가 이어진 반면 성북·중랑 등 중하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했다.[^1]

한 주 전인 8월 넷째 주에도 서울 평균은 0.29% 상승했지만 강남구는 0.11%, 서초구는 0.05% 하락했다. 반대로 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 등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4]

이 흐름은 세제개편 발표 직후 갑자기 생긴 현상만은 아니다. 서울의 중하위권 강세는 올해 앞선 기간에도 관찰됐다. 다만 고가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지면서 가격대별 차이가 선명해졌다고 볼 여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를 과장하지 않는 것이다. 강남권 가격에는 세금 외에도 대출 규제, 높은 절대가격, 최근까지의 상승폭, 정비사업 기대와 거래량이 영향을 준다. 외곽 역시 단순히 ‘세금을 피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접근 가능한 가격, 교통, 전세시장, 실수요와 지역별 산업 수요가 함께 작용한다.

세금은 이 여러 조건 중 하나지만, 어느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싸게 보이는지를 바꾸는 요소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동 방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것은 집값을 내리는 정책보다 수요를 재배치하는 정책에 가깝다

부동산 정책은 흔히 전국 또는 서울 평균 집값이 오르느냐 내리느냐로 평가된다. 이번 세제개편은 평균만 보면 효과를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20억원 안팎의 실거주 1주택자가 종부세 기본공제 확대의 혜택을 받는 동시에, 훨씬 비싼 주택의 보유자는 높은 과표와 세율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서울 평균 가격이 계속 오르더라도 내부에서는 고가 시장의 거래가 둔화되고 중간 가격대 수요가 강해질 수 있다.

대출 규제도 같은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자기자본이 많이 필요하고, 대출 가능액이 제한되면 구매 가능한 수요층이 빠르게 줄어든다. 세후 보유 비용까지 높아지면 상급지로 이동하려던 가구가 현재 주택을 유지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지역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다고 수요가 아래 가격대로 끝없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중저가 지역의 가격이 충분히 오르면 다시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 지역에서도 대출과 소득의 제약이 나타난다. 수요 재배치는 가격차를 좁힐 수 있지만 시장 전체의 구매력을 늘리지는 않는다.

공급 문제와 전세시장은 별도로 봐야 한다

서울 매매시장의 가격대별 분화가 나타난다고 해서 공급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현재 사이트의 별도 분석에서 보았듯 2026년 1~7월 서울의 착공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준공은 크게 줄었다. 앞으로 공급될 주택의 파이프라인은 개선되고 있으나 지금 입주 가능한 주택의 부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이 고가 주택의 매물을 일부 늘리더라도 전체 주택 재고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택의 소유자가 바뀌는 것과 새 주택이 공급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또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매매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세와 매매의 비용 차이가 줄어들면 실수요자의 구매 판단이 달라지고, 이 효과는 세금 변화와 별개로 중저가 시장을 지지할 수 있다.

따라서 세제개편의 효과를 공급정책과 섞어서 평가하면 안 된다. 세제는 주로 누가 어떤 집을 보유할 유인이 있는지를 바꾸고, 공급정책은 시장에 실제 주택이 얼마나 추가되는지를 바꾼다.

앞으로 볼 것은 서울 평균보다 가격대별 거래다

이번 개편이 실제로 시장 구조를 바꾸는지는 몇 가지 숫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강남·서초 등 고가 지역의 가격보다 거래량과 매물 증가다. 세금 부담 때문에 실제로 보유자가 행동을 바꾼다면 호가 조정보다 거래 가능한 매물이 먼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중하위권 지역의 거래량과 가격 상승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다. 몇 주간의 풍선효과인지, 실수요가 장기간 이동하는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셋째는 전세가격이다. 전세가 계속 강하면 외곽과 중간 가격대의 매매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 반대로 전세가 안정되면 매수를 서두를 이유가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 심의 결과다. 9월 1일 확정된 것은 정부안이다. 비거주 1주택 공제가 한 차례 수정된 것처럼 장기보유특별공제나 다른 세부 항목도 입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2]

현재 시장이 보여주는 모습은 세제 하나가 집값 방향을 뒤집었다기보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보유 비용과 구매 가능성이 다른 주택들이 서로 다른 가격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에 가깝다.

서울 평균이 플러스라는 이유로 고가 시장의 약세를 무시해서도 안 되고, 강남이 하락한다는 이유로 서울 전체가 하락한다고 볼 수도 없다. 이번 세제개편을 평가하려면 평균 지수보다 가격대별 거래와 실거주 여부에 따른 보유 비용의 차이를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하다.

Sources

[^1]: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 3주만에 축소…강남·서초 낙폭 확대」, 2026-09-03 [^2]: 연합뉴스, 「비거주 1주택 종부세 완화시…반포 자이 84㎡ 내년 677만원↓」, 2026-09-02 [^3]: 연합뉴스, 「주택가액 중심으로 종부세율 일원화…실거주1주택 기본공제 14억」, 2026-08-03 [^4]: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 확대…경기남부도 다시 강세」, 2026-08-27